산에 갔다온지 많은시간이 흘렀습니다.
16년전 인천에 집을 마련했을때만해도 집값이 서울강남이나 목동이나 거기가 거기였었는데..재테크와는 인연이 없는지 그나마 있던 현금은 주식으로 다 까먹고, 부동산값은 16년전이나 지금이나 별반차이없으니 끌끌..
다들 가진집값에 조금만 보태면 그럴싸한데 집을 구한다는데, 가진집값이 똥값이니, 아무리 쥐어짜도 서울입성에는 택도 없습니다.
팔리기전 종로에 내일모레 계약을 예약한집을 염두에 두고 6월30일까지 집을 비워주는것으로 했습니다만, 집이 팔리고나니 서울의 집주인이 맘이 변했는지 갑자기 못팔겠다고 하지 뭡니까..황당한 마음에 일단 산에는 갔다와서 알아보자하고 일단 낙동으로 들었습니다.
하여튼 집을구해 이사를 7월29일에 했읍니다만, 한달이나 더 늦게 집을 비우면서 수많은 난제로 꼬였고 금전적으로나 심적으로 여러사람한테(특히나 인천집 매수자) 막대한 손해를 당해 심신이 피폐해 산에들 엄두가 나지 않았었지요.
이것이 그동안의 오랜시간 잠행이유였습니다.
1.산행일자 :
2.산행구간 : 낙동정맥(피재~석개재~답운치)
1일차: 피재~백병산~토산령~구랄산~야영지
피재(
2일차: 야영지~면산~석재재~용인등봉~임도3거리~야영지
기상 및 출발(05:00~
3일차: 야영지~한나무재~진조산~답운치
기상 및 출발(05:00~
3.산행거리 및 산행시간 : 47.70 km:
1일차 : km : 12
2일차 : km : 12
3일차 : km : 4시간12분
4.일행 : 홀로산행
5.사용경비 :
-갈때
. 기차(청량리~태백) : 14,000원
. 태백~피재(택시) : 공짜(용또산님 해결)
-올때
. 답운치-옥방휴게소 : 트럭히치
. 옥방휴게소-영주 : 옥방휴게소 주인장차 히치
. 기차(영주~청량리) : 12,200원
. 전철(청량리~부평) : ? 원
. 기타잡비 : 20,000원
6. 산행교통정보
.산도리님 교통정보참조
7. 산행경로보기(마젤란 GPS, 스포트랙 맵으로 측정)
.


8. 산행기록
6월3일 첫째날(토): 피재~백병산~토산령~구랄산~야영지
-
전날 저녁 우연찮게 용또산님을 청량리역에서 만나 피재까지 함께 왔습니다.용또산님은 댓재에서 강사랑물사랑님, 해리세리님과 함께 백봉령으로 진행한다합니다.피재에는 소주한잔님이 4일째 연속종주중이라 아침밥이라도 같이하자고 했었습니다. 연속종주전에는 백봉령을 넘겠다고 큰소리를 치더만 이제 목소리도 시원찮은것이 댓재에서 마무리할것처럼 보입니다.
식사준비를 하며 소주한잔님이 물걱정을 하길래 매점앞의 수도꼭지에서 물이 콸콸나오는데 웬물걱정을하냐니까, 고장이 났다고 합니다. 출발전 매점주인에게 물어보니 등산객들이 함부로 써서 고장이 났고 이젠 더이상 안고치겠다고 합니다. 정자에서 하룻밤 쉬어갈 홀로대간꾼들은 이제 물도 사먹어야 할판입니다.
소주한잔님은 댓재로 저는 작은피재로 향합니다.


- 고장난 삼수령 매점건너편 수도꼭지 -

- 현재기온 9도, 으~ 추워라(2개월전임.) 8월 현재는 몇도나 될까요? 지금도 거긴 시원하겠지요 -
. 출발하자마자 10여분만에 왼쪽 공터방향으로 표지기들이 보이는 작은피재이고 9도의 쌀쌀한 날씨지만 조금걸었다고 금방 땀이 나서 자켓도 벗고 짐정리를 다시합니다.

네 조금더 가야겠습니다.
다시 10여분 내려서면 느릅령입니다. 흠 왜 유령산인지는 비석에 잘 설명이 되어있군요. 길은 제법 넓으나 햇살이 짱짱한가운데 새소리, 바람소리만 들리고 인적은 전혀 없습니다.


20여분 힘들게 치고오르면 전망이 뛰어난 바위가 나옵니다.바위에서 우측으로 내려서면 곧 오래된 무덤이 나오고 평탄한 길이 이어집니다.
첫 낙동길에서 전망이 시원스런곳은 정말 손에 꼽힐정도였으니 혹 이곳을 지나실분 오랫동안 머무십시오.


평탄한길이 이어지다 왼쪽으로 급경사를 내려서면 통리가 내려다보이고 밭 우측 폐가건물사이길로 내려서면 정맥길을 쉽게 그려볼 수 있습니다.
통리를 내려다 볼때 여관 2개가 보이고 우측의 폐여관건물(동산장?)을 기준으로 골목길을 빠져나오면 철도 건널목을 건널 수 있습니다.

- 쓸쓸한 통리시내모습 -

- 맛있던 아카시아-

- 절개지를 내려올 수 없으므로 갤로퍼가 서있는 골목길로 내려섭니다 -

- 붉은색벽돌의 폐여관건물을 지나면 철도 건널목이 나타납니다-


- 건널목을 건너 우측으로 표기지가 붙어있으나 좀더 좌측으로 이동후 이사진의 길로 가야 올바른 정맥길입니다 -
앞으로 물을 구할 수 있는곳이 전혀 없으므로 태현사에서 물을 구해야지 하고 아래 새로 영업하는 음식점을 지나쳐 태현사에 왔지만 인기척도 없고 물구할곳도 전혀 없습니다. 낭패입니다. 다시 아래 음식점까지 내려섭니다. 시간소모도 소모지만 엄청 힘이 빠집니다. 6리터의 물을 짊어졌다가 너무나 무거워 석개재에 도착하면 어떻게 되겠지라는 생각에 2리터는 버립니다.
피재에서 소주한잔님과 아침식사때 남녀 쌍쌍으로 구성된 한팀이 한시간먼저 낙동출발을 했었는데, 배낭이 있는것이 드디어 따라잡았습니다. 배낭을 벗어놓고 카메라만 들고 백병산으로 향합니다.
무거운 배낭을 벗어던지니 마치 축지법을 쓰는양 엄청난 속도로 내달립니다. 이내 내려오는 남녀팀을 만나고 금방 백병산에 도착했습니다만, 정상석이 있는 아랫쪽이나 삼각점이 있는 윗쪽이나 조망이 전혀 없습니다. 나무사이로 조금 보이긴 합니다만, 실망이 큽니다.

내려서서 갈림길에 오니 넓다란것이 야영하기에 참 좋은 장소입니다. 이곳에서 한동안 쉽니다. 덕분에 인물사진도 하나 남깁니다. 항상 그랬지만 본래 석개재를 지나 두어시간지나 야영할 계획이었는데 석개재는 어림반푼어치도 없고 면산정도까지 가면 다행이겠습니다. 남녀팀은 구랄산에서 야영할 계획이라 합니다.

갈림길에서 내려서는길은 급경사이고 군데군데 산죽길이 이어집니다. 멧선생이 갑자기 튀어나올것만 같은
산죽길...왠지 겁이 납니다. 완만해지다가 다시 내려치기를 서너번 ..No.46의 철탑도 지나고(14:43), 산죽을 깨끗이 베어내어 길이 양호한 가운데, 백병산휴양림갈림길 표지판이 있고(15:12)


- 구랄산정상-

- 지나온정맥길, 아랫쪽 푹꺼진곳이 토산령..-
언뜻보이는 먼곳이 면산인것 같고 해지기전에 서둘면 도착할것 같지만서도, 면산도 구랄산같으면 낭패일것 같아 적당한 공터가 보이면 자리를 잡아야 될것 같습니다.


함께 낙찰받은 플라이도 훌륭합니다. 비비색이지만 머리부분 넓이가 85cm로 왠만한 1인용텐트내부 크기만하여 이것저것 수납도 가능합니다. 해리님은 대형배낭도 머리뒤로 수납한다는데, 그건 좀 오바하는것 같고 어째든 악천후가 아닌 일반적인 기상조건에서는 사용감, 무게감에 있어 텐트보다 훨 낳을것 같습니다.
다른 비비색은 써보질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워낙 넓어서그런지 텐트하고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산에서 자면 항상 그렇지만 일어나면 몸이 개운합니다. 야영할때는 보통 7시정도까지 자고 9시쯤 출발하는것이 보통인데, 오늘은 산새소리가 얼마나 시끄러운지 5시에 눈이 뜹니다. 어째든 일찍 출발하게 해주어 고맙습니다.
30여분을 치고 오르다 내려서니 인기척이 느껴지고 아침에 석개재에서 출발했다는 두분의 정맥꾼을 만나고 홀대모라면서 닉이 포레스트라고합니다. 포레스트님 늦었지만 반가왔습니다. 물도 고마왔구요.
진행하다보니 멧돼지가 갈아놓은밭때문에 등산로가 없어질정도고 작은 운동장 넓이의 갈아엎은곳도 보입니다. 더 진행했다면 야영지도 못구하고, 멧돼지밭에서 잘뻔하지 않았을까요?
면산은 잡목이 있지만 제거한다면 상당히 넓다란 면적의 평평한곳입니다. 정상석주위는 잡목이 없어 텐트 두동정도 가능하겠지만 다소 습해보이고, 밤에는 멧선생이 설칠것 같은 환경이라 썩 좋은곳이 아닌것 같습니다.
삼각점은 정상석에서 3미터정도 더 들어가야 있군요.

면산에서의 내림길은 끝없는 산죽길..아 싫다싫어.


- 가지고 온 물 1.5리터를 모두 주신 아줌마, 아저씨들 -
남은물이 300ml정도밖에 없기때문에 물을 구하러 가야합니다. 무학님과 통화결과 6시간정도 가면 물소리가 나는곳이 있다는데 직접확인한것이 아니라고합니다. 물은 확실히 있다고하니 일단 그곳까지 갈 물이 필요합니다.
석개재는 차량통행이 뜸했는데, 어쩌다 지나가는차들 절대로 세워주지 않습니다. 배낭이 무거우니 8시간은 걸릴텐데..아래로 걸어내려갈려고 하는순간 갤로퍼가 한대 오더니 공터에 주차를 합니다.
바닷가쪽으로 놀려갈려고 고개를 넘다가 잠깐 쉰다고 하더군요. 제사정 얘기를 듣더니 처음엔 500미리 생수한병을 주시더니, 곧 가진물병 3개를 모두 주십니다.
정리합니다. 석개재 물 구할데 없습니다. 구할려면 아래쪽(서쪽)으로 도로따라 까마득한 거리를 내려가야합니다. 히치? 100% 안세워줍니다.

- 묘봉갈림길-


- 997.7봉에서의 조망 -

- 997.7봉의 삼각점-

- 997.7봉 정상 -

아껴먹었지만 인자 물도 두어모금밖에없고, 무학님이 얘기한곳, 아니면 산도리님이 물소리를 들었다는곳에 기대는수밖에 없는데, 난데없이 문지골 6폭포표지판이 보입니다. 38미터라는건지, 38 min의 약자인지..어째든 왔다갔다 한시간이란것인데..무지 고민을 했지만, 한시간을 왔다갔다 하는것은 도저히 자신이 없습니다. 무학님과 산도리님을 믿어보기로 합니다.
사실 무학님은 산행기를 사진과함께 대충올리고, 산도리님은 무척 꼼꼼하게 기록하시는 분 아닙니까?
그래서 물에 대한 정보는 무학님보다 산도리님의 산행기의 기록이 더 신뢰되었고 물을 곧 얻을 수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 임도를 만납니다 -
임도를 따라 편안하게 죽 올라갑니다. 용제통(페인트통)이 널부러져있는곳에서(15:09) 무학님과 통화권이탈로 정말 힘겹게 다시 통화하여 임도3거리의 정보를 얻습니다. 저는 임도만 갈라지면 임도3거리라 생각했는데, 나중에 무학님이 얘기하던곳이 정말 임도3거리 답더군요. 이곳에서 임도를 버리고 다시 숲속으로 들어갑니다. 임도가 끝났나 싶을때 다시 임도와 나란히 숲길로 진행하다가 다시 임도를 만납니다.(15:18) 조금 임도를 따라 내리막을 걷다가 다시 숲속으로 들어갑니다.(15:21), 다시 숲속에서 나오면(15:26) 우측임도를 따라 걷습니다. 하도 들락거려서 이제 막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산행일은 저와 20여일 차이가 납니다만...위쪽어딘가가 산도리님산행기에 언급된 물소리가 들린다는곳인데 산도리님의 산행기 해당구절을 인용해 보겠습니다.
".산행일 : (양력 2005. 5. 11.(수), 음력 4. 4.)
. 07:50 삿갓재에서 휴식을 취한 후 임도를 따라 출발하여 10분정도 진행한 후에 임도가 우측으로 크게 꺽이는 지점에서 정맥길은 좌측의 산죽밭으로 이어지며, 약3분정도 진행하면 우측으로 크게 꺽였던 임도가 야트막한 봉우리 하나를 휘돌아 와서 다시 우측의 발아래에 보이며, 그곳에서 정맥길은 임도와 나란히 약3분정도 진행하다가 다시 임도와 합쳐지고, 다시길 양쪽에 철늦은 진달래와 철쭉이 군데군데 피어있는 모습이 조화를 이룬 임도를 약10분 정도 진행하면 임도 삼거리에 도착하는데, 표지기가 많이 매달려 있는 좌측의 임도로 진행한다.(임도삼거리 갈림길 지점의 계곡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나 날씨가 쌀쌀하여 땀을 흘리지 않은 관계로 물을 거의 마시지 않아 식수보충은 하지 않았다.)
. 08:15 임도삼거리에서 좌측의 임도를 따라 약5분 정도 진행하면 또 다른 임도삼거리에 도착하는데 양쪽모두 차단기가 내려져 있고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좌측은 대광천, 우측은 소광천 가는 길이고, 지나왔던 길은 석포로 가는 방향이며, 이곳에서 대광천과 소광천 사이의 가운데 능선에 표지기가 매달려있는 곳으로 진행한다. "
위치적으로는 차단기가 있는 임도3거리의 전이므로 제가 유추한 지점이 맞는데 비가 왔느냐 안왔느냐에 좌우될 수도 있겠지만 물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습니다.
하늘이 노랗게 변합니다. 아무리 귀를 쫑긋거려도, 눈길을 이리저리 돌려봐도 물이 있을만한곳은 없습니다.
이젠 믿을데는 무학님이 얘기한지점밖에 없습니다.


산도리님의 산행기나 무학님이 언급했던 임도3거리가 확실합니다. 무학님 말씀은 이곳에서 한시간이상 더 진행하면 된답니다.
이곳에서 숲속길로 접어들자마자 2분만에 다시 임도로 내려섭니다. 또 2분만에 임도를 버리고 숲속으로 들어갑니다. 좌측에 임도가 보이더니 점점 임도와 멀어지더니 끝없어보이는 산죽밭으로 접어듭니다. 이런길이 젤 싫습니다.

- 무학님이 쌓은 물표시 -

조금만 있으면 해가 떨어질테니 잠자리를 정해야합니다. 지도상에는 이곳을 오르자마자 봉우리에 헬기장이있다는데 정맥길은 봉우리를 우회하는길이 뚜렷하고 봉우리쪽으로는 발길이 희미합니다. 올라가볼까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지나칩니다. 지나친후 다음 봉우리에도 헬기장이 있다고 표시되어있으나 힘도들고, 포기합니다.사실 저는 헬기장 별로 안좋아하긴 합니다.
지금 서있는곳이 아래쪽에서 급하게올라와서 5미터정도 길이 평탄하게 이어지다 다시 급하게 떨어지는곳인데 저는 이런곳을 좋아합니다. 바람이 잘 통하고 조망도 어느정도 확보되고, 무엇보다도 멧돼지가 지날 확률이 없어서입니다.
짐을 내리고 비비색과 플라이를 설치하는데 갑자기 올라온쪽에서 큰물체가 지나오는 소리가 납니다. 무척 긴장하고있는데, 사람이 나타납니다. 오늘은 석개재에서 무지 늦게 출발한지라 구간종주자 없을것이고 예상대로 사람을 만난적이 없는데 그분또한 좀 늦게 출발하였다하고 이쪽 두구간만 빼먹어 땜방하고있는 부산의 신우범님이라합니다. 부산일보 산&산에 글을 연재하신다니 저또한 그코너 애독자인데, 덕분에 오늘밤은 외롭지 않게되었습니다.


- 웃통을 벗고 산행하시는 신우범님 -